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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열리는 91회 아카데미 시상식 관전포인트

  • 보도 : 2019.02.12 16:44
  • 수정 : 2019.02.12 16:44

◆ 독특하고 다양한 영화들이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을 노린다.

최다부문 후보 '로마'·'더 페이버릿' 빅매치
한국서 큰 사랑 '보헤미안'도 5개부문 랭크
'無 MC'·'히어로 영화 첫 수상'도 주목 대상

이달 25일(이하 한국시각) 개최되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 만든 두 작품 '로마'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대결이다. 이 두 영화는 각각 10개·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했고 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LA로 향하고 있다.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달 22일 최종 후보를 공식 발표했다. 발표된 최종 후보를 보면 다채로우면서도 예상하기 힘든 후보들이 즐비한데 각 작품들의 특징과 앞선 시상식들에서의 수상 내역을 살펴보면 조금 더 흥미로운 아카데미 시상식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다 노미네이트 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수상 경쟁이다. 두 작품은 작품상·감독상은 물론 각본상·여우주연상 등 많은 경쟁부문에서 대결을 예고했는데 18세기 영국 왕실을 무대로 한 시대극이자 블랙코미디인 '더 페이버릿'이 아카데미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작품이라면 '로마'의 선전은 예상된 바이면서도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1970년대 멕시코를 배경으로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낸 '로마'는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다. 지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세계 3대영화제에서 수상한 데 이어 아카데미의 관문까지 활짝 열어젖혔다.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로마'는 외국어 영화상과 감독상만 수상했고 심지어 '더 페이버릿'은 아무 상도 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골든글로브의 결과를 바탕으로 두 작품이 최다 노미네이트지만 많은 수상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감독상 역시 두 감독의 자존심 대결로 불꽃이 튈 예정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골든글로브와 크릭틱초이스어워드에서 모두 감독상을 휩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차지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두 감독외에도 '블랙 클랜스 맨'을 연출한 스파이크 리 감독 역시 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만큼 두 감독의 유일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보헤미안 랩소디'도 5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됐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바 있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 역할을 소화해낸 라미 말렉의 남우주연상 2관왕 수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라미 말렉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수많은 후보를 넘어야 가능하다. '바이스'의 크리스천 베일을 비롯해 '그린북'의 비고 모텐슨, '앳 이터니티 게이트'의 윌렘 데포 등 이변 없는 남우주연상 후보들이 쟁쟁하다. 특히 배우 브래들리 쿠퍼는 연출 데뷔작 '스타 이즈 본'으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후보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이번 시상식은 남우주연상보다 여우주연상 경쟁이 더 치열해 보인다. '더 와이프'를 찍은 글렌 클로스는 7번째 오스카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6번 오스카 후보에 올랐지만 모두 낙방했다. '더 와이프'로 먼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챙긴 글렌 클로즈의 가장 강력한 경
쟁자로는 '더 페이버릿'의 올리비아 콜먼이 꼽힌다. 코미디 이미지를 던진 멜리사 맥카시, 첫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로마'의 얄리차 아파리시오도 눈길을 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스타 이즈 본'으로 여우주연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동시에 올랐다.

이번 시상식은 독특한 기록도 여럿 써내려 갈 것으로 보인다. 91번째 시상식인 이번 축제는 공식 사회자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회자로 낙점됐던 흑인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성 소수자(LGBTQ)를 차별하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코멘트를 올리면서 논란 끝에 중도하차 했고 영화
예술과학아카데미는 결국 NBC 방송 정치풍자 코미디쇼 'SNL'처럼 집단으로 진행하는 방식의 진행 대본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무리의 유명 인사들을 차례로 무대에 올려 다양한 부문의 후보자를 소개하고 수상자를 발표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7개 부문 후보로 선정된 '블랙 팬서'의 수상 결과도 주목된다. 전세계적으로 흥행하며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를 널리 확장시킨 '블랙팬서'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슈퍼히어로 영화가 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의 '다크나이트'가 남우조연상(히스레저)과 음향편집상을 받았지만 역시 작품상은 받지 못했다. '블랙팬서'의 이번 노미네이트는 미국 내에서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으며 현지 연예매체들은 "오스카가 고개를 끄덕인 최초의 히어로 영화"라는 찬사를 보냈다.

또 이번 시상식에선 한국 영화들의 선전도 기대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 자 미국·프랑스의 여러 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휩쓴 '버닝'(감독 이창동, 주연 유아인·전종서)은 외국어영화상 예비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됐지만 최종후보 5편에 들지 못했다. 유난히 경쟁이 치열했던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는 '로마'를 비롯해 레바논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 폴란드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콜드 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그리고 독 일 플로리안 헹켈 폰 도너스마크의 '네버 룩 어웨이'가 후보에 선정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로마'가 수상을 싹쓸이할지, 다른 영화들의 예상밖 선전이 나올지는 오는 25일 TV CHOSUN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