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노래로 세계정복…BTS, 주류문화 대열에

탄탄한 기본기·칼군무로 美·유럽 공연 잇단 매진
美 타임지 "차세대 리더로 새로운 길 개척"
美 롤링스톤즈 "비틀즈 급의 엄청난 충격"

미국 음악 잡지 '롤링스톤즈'는 그들을 가르켜 "비틀즈가 미국으로 건너왔을 당시의 충격"이라고 했다. BBC '더 그레이엄 노턴 쇼'는 그들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밴드"라고 소개했다. 또 마돈나·비욘세·폴매카트니 등 최고 인기 가수만이 오를 수 있는 런던 오투아레나 2회 공연을 매진시켰고 최초로 한국어 떼창을 만들어냈다. 미국 타임지는 그들을 '차세대 리더'로 선정했고 국내 일부 팬들은 해외에서 한국을 알린 그들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줘야한다고 한다. 그들은 "살아가면서 10대는 힘든 일을 겪고 편견과 억압을 받는다. 우리가 그것을 막아내겠다는 심오한 뜻을 담아냈다"는 이유로 탄생한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이다.

RM(리더)·뷔·제이홉·슈가·지민·정국·진 등 7명의 멤버로 구성된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2013년 싱글 앨범 '2 COOL 4 SKOOL'으로 데뷔했다. 각자 체계적인 연습과 교육을 받고 데뷔해 실력적인 면에서도 빼어나다고 알려져있으며 이런 기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적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을 넘어 전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어 노래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전세계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200 1위에 2연속으로 올랐고, 오피셜차트에선 3연속 톱 앨범20에 랭크했으며 싱글차트에서도 'IDOL'로 21위까지 찍었다. 일본 레코드협회는 골드 인증을 부여하며 한국어 앨범이 10만장 이상 팔렸다고 기록했다. 방탄소년단과 'MIC Drop'을 협업한 DJ 스티브 아오키는 "영어만이 글로벌 현상을 일으키는 해답은 아니다"라며 음악이 가진 힘을 대변했다. 미국 타임지는 한국 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을 글로벌판 표지 모델로 내세워 '차세대 리더,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정복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수록했다. 타임은 "방탄소년단이 있기 전 비틀스나 뉴키즈 온 더 블록이 있었지만 그들과는 또 다른 행보"라며 "듣기 좋은 음악과 멋진 춤을 보여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는 유럽에서 가졌던 첫 유럽투어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일과 10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을 거쳐 프랑스 파리에서 'LOVE YOURSELF  유럽 투어를 펼쳤다.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으로 새 역사를 쓴 방탄소년단은 북미 투어 15회 공연 22만명 좌석을 조기 매진시킨 데 이어 유럽 투어 역시 7회 공연 10만명 좌석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다. 또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기다린 유럽 팬들은 공연 시작 전날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거나 한국어로 응원을 하는 등 그들을 향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보여줬다. 이에 방탄소년단도 공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열정적인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해당 공연에서 유럽팬들은 공연 내내 모두가 하나되어 한국어로 떼창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전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적수가 없는 보이그룹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9월 12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연구한 10월 보이그룹 브랜드평판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1230만 841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워너원(739만5339)과 3위 엑소(449만9843)에 비해 압도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유통업계 역시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을 활발하게 보이고 있다. 코카콜라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이미지를 담은 '코카콜라 방탄소년단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패키지는 소비자들이 시원한 코카-콜라와 함께 바이브 넘치는 짜릿하고 특별한 여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된 것으로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의 매력을 살린 각기 다른 이미지를 디자인에 적용해 생동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 한국 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을 글로벌판 표지 모델로 내세운 미국 타임지 [사진: 미국 타임지]

이들에게는 아이돌 시장에서 해체 고비로 꼽히는 7년을 의미하는 '아이돌 7년차 징크스' 역시 해당되지 않았다. 지난 18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방탄소년단과의 깊은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7년 재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입
장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계약기간은 아직 남아있었지만 7년의 재계약에 다시 서명했고 이는 국내 가요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많은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7년으로 언급되는 것도 재계약 문제였고, 일찌감치 많은 팀들이 7년을 주기로 해체를 선언하기도 한 아이돌 생태계에서 방탄소년단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믿음과 의리가 바탕이 된 이번 재계약을 통해 의미 있는 사례를 남겼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전세계에 한국과 한글을 알리는 통로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들이 최근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전세계인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늘어나고 있고 더 나아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각종 미디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부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며 병역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방탄소년단은 어느새 하위 문화가 아닌 주류 문화가 됐다. 지난 2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류와 함께 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방탄소년단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K팝 아이돌 그룹으로는 처음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으로 부르는 등 (방탄소년단은)한류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방탄소년단은 국제적 무대에도 초청받아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달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RM은 "어제의 나도 나고, 오늘의 실수투성이인 나도 나다"는 자존감에 관한 연설을 7분 가량 펼친 후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14일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 콘서트'에 참석해 공연을 펼쳤다.

연예계 관계자들이나 대중문화전문가들은 이런 방탄소년단의 인기 요인에 대해 '인터넷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제일 먼저 언급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인터넷을 효과를 톡톡히 누려 완성됐다는 것. 1990년대와 같이 오프라인 활동만 한다면 미국은 커녕 유럽 진출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트위터, 유튜브 등의 인터넷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힙합과 전세계적 음악 트랜드인 EDM을 기반으로 한 노래 역시 글로벌 인기를 얻게 한 하나의 원동력이라는 평가도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는 자신들의 인기에 대해 "방탄소년단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악과 퍼포먼스에 집중하고 우리가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그런 면에서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시고 관심을 가지게 된 씨앗이 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BTS예술혁명'이라는 책을 저술한 세종대 교양학부 이지영 교수는 인기 요인에 대해 "사회적 메시지, 또는 기성의 잘못된 질서에 대해서 저항하는 메시지가 녹아있는 노래 가사는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며 "직접 쓴 가사로 스토리텔링에 강점을 보이는 그들은 팬들의 감성을 강력하게 자극할 수 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흔하게 보지 못하는 칼군무를 장착한 퍼포먼스 역시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이끄는 요소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11월 13일과 14일 일본 도쿄돔을 비롯해 쿄세라돔 오사카, 나고야돔,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에서 'LOVE YOURSELF' 일본 돔 투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