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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환생'…웹툰 드라마 춘추전국시대

  • 보도 : 2018.08.13 12:01
  • 수정 : 2018.08.13 12:01

◆ 인기 웹툰 소재로 만들어져 최근 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강렬한 캐릭터·만화적 상상력 '매력'
원작과의 비교 피할 수 없어 '부담감'

최근 종영하거나 방송중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 '당신의 하우스헬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부터 과거 신드롬이라 불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tvN '미생', '치즈인더트랩', '싸우자 귀신아' 등의 공통점은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것이다. 드라마 산업에서 웹툰이 중요한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 할 경우 스토리와 재미를 검증 받아 어느 정도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출력이 부족하면 쉽게 외면받는다는 리스크도 크다.

지난달 26일 최고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끝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밀당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웹툰 원작 드라마 성공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KBS2에서 지난달 4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수목 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웹툰 플랫폼 KTOON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 웹툰은 완벽한 남자 하우스헬퍼 김지운이 머릿속도 집도 엉망이 된 여자들의 살림과 복잡한 인생까지 정리해주는 내용을 담아냈다. 다소 전개가 느린 것 같다는 지적도 있지만 '힐링 드라마'로 순항중이다.

JTBC에서 지난달 27일부터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방송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았던 여자가 성형수술 이후 꿈꿔왔던 것과 다른 대학생활을 겪으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성장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을 가져온 이 드라마'는 시청률 3.1%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또 드라마에 내용에 대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언급되는 등 시청률과 관심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원작 드라마들의 바통을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좋아하면 울리는', '우리사이느은', 계'룡 선녀전' 등이 이어 받을 예정이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동명의 웹소설과 웹툰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단행본으로 출간될 만큼 많은 사랑받은 작품이다. 윤균상, 김유정 주연으로 JTBC에서 11월 방송될 예정이다. 또 '좋아하면 울리는'은 인기 만화가 천계영의 웹툰 원작으로 배우 김소현이 주연을 맡아 넷플릭스와 tvN에 서 하반기 동시 방영될 예정이며  KBS2 '쌈, 마이웨이' 이나정 PD가 연출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리 사이느은'은 조회수 1억 3천만을 돌파한 인기 웹툰으로 남사친, 여사친으로 지내온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진실한 감정을 깨닫는 청춘물이다. '계룡 선녀전'은 판타지 로맨스물로 문채원, 윤현민, 고두심이 캐스팅됐고 tvN에서 하반기에 방송될 예정이다.

 

◆ '미생 신드롬'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던 tvN '미생'.

과거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tvN '미생'은 8.2%라는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미생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또 웹툰 '한번 더 해요'를 리메이크한 KBS2 '고백부부'도 최근 큰 사랑과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공중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렇듯 웹툰은 드라마화 대상으로 점점 더 선호되고 있다. 방송계에서는 이렇게 드라마가 웹툰을 찾는 데에는 웹툰의 특성 중 하나인 상상력을 꼽고 있다.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넓어서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 방송 관계자는 "웹툰 원작 드라마는 원작의 탄탄한 줄거리와 강렬한 캐릭터,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표현법으로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스토리를 재해석하거나 원작에 없던 캐릭터를 추가하는 등 원작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재미 요소가 있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검증된 스토리 역시 웹툰 드라마의 인기요소로 꼽을 수 있다.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이미 원작이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었기에 그만큼 입증된 이야기를 가질 수 있고 검증을 거친 안정된 이야기는 드라마 제작 에 있어서도 효율적이고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어 제작· 흥행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최근 종영한 '김비서' 역시 인기를 얻으며 웹툰 원작 드라마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수경 드라마 칼럼니스트는 "웹툰 독자가 시청자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에 안전한 기획이라고 본다. 드라마로 제작되는 웹툰은 대중성과 흥행성이 확보된 것이니, 대중적인 장르와 통하는 지점도 있다"고 바라봤다. 오 칼럼니스트는 "안정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합리적이고 영리한 선택이 맞다"면서도 "요즘 기존 작가들이 부진하고 지상파 드라마가 흥행하지 못하는 등 드라마 창작 영역이 다소 주춤한 면이 있지 않나. 그 틈을 웹툰 원작 드라마가 잘 파고들어 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웹툰 원작 드라마가 무조건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웹툰 원작 드라마는 원작과 비교를 피할 수 없기에 제작이나 배우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신의 하우스헬퍼'에서 주연을 맡은 하석진 역시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의 인물이 너무 멋있어서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저 나름대로 제 모습으로 연기 하려 노력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웹툰 원작 드라마는 검증된 내용으로 성공에 보다 가깝게 갈 수 있지만 원작 팬과 대중적인 시청자의 성향 사이에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원작 팬들이 기대하는 캐스팅 싱크로율을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최대한 원작의 방향성을 유지하며 내용을 각색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에서 구현할 수 있는 리얼리티 역시 시청자에게 중요한 요소로 다가가기에 이 사이에서 적절히 조율 하는 것이 드라마의 관건이다"고 전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도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원작이 어떻게 변했을까' 새로움을 기대하면서도 원작에서 느꼈던 감흥을 받지 못한다면 더 큰 불만을 가지며 외면한다"며 "흡사하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긴 하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 그 자체로 화제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