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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음원 사재기 논란…'수상한 1위' 뭐냐?

  • 보도 : 2018.07.30 17:37
  • 수정 : 2018.07.30 17:37

◆ 최근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사재기 논란에 휩싸인 숀.

장덕철·닐로·숀 등 차트 조작 의혹
평론가·대중들 “제대로 조사해야”

2000년대 후반 음반 시장은 CD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음원을 스트리밍하거나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 대중들은 음원을 공급하는 업체가 선정한 차트의 공신력을 믿기 시작 했고 해당 음원차트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져갔다. 자연스레 음반 업계 관계자들이나 가수들도 음원차트에 민감해지기 시작했고 차트에서 1위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가요계는 가수 닐로와 밴드 칵스 멤버 숀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가장 큰 이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숀의 신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발매 20일만인 지난 17일 국내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1위에 올랐다. 비주류 음악을 주로 들려주던 숀의 이번 1위는 트와이스, 블랙핑크, 에이핑크, 마마무 등 음원강자들의 컴백 러시 기간에 거둔 성적이라 일부 대중들과 평론가들은 숀의 활약이 대중가요의 다양성을 넓힐 좋은 기회라 생각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가수가 음원차트를 역주행, 1위를 한 경우에는 수긍할 만한 배경이 있다. 걸그룹 'EXID'의 '위아래'는 멤버 하니의 영상이 유튜브에서 크게 주목 받은 뒤 정상을 차지했다. 어쿠스틱 듀오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 1위는 인기 BJ 덕분에 입소문이 퍼진 경우다. 하지만 대중들은 이러한 배경조차 없던 숀의 갑작스러운 1위에 반문을 제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방송 출연조차 전무했던 인디 밴드 신디사이저 멤버이자 DJ로 활동한 숀이 1위를 차지한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과 비난을 동시에 쏟아냈다. 이에 숀의 소속사인 디씨톰 엔터테인먼트는 "숀의 이런 열풍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본격적인 SNS 홍보를 벌인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숀이 음원의 차트 순위를 올려주는 업체를 이용한 '사재기' 행위를 이용했다며 차트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소속사는 "숀의 '웨이 백 홈'이 1위에 등극했을 당시 멜론 등 6개의 음원 사이트 에 새벽 시간대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지 않는 '차트 프리징' 현상이 적용되면서 직간접적 효과를 얻은 것도 숀의 1위 수성에 도움이 됐다"고 추가로 해명했지만 논란과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숀의 소속사는 "축하받아 마땅할 일에 오해와 억측들로 입장을 밝혀야 하는 현 상황이 폭력적"이라며 "유명하지 않았던 아티스트의 어떤 노래가 갑자기 인기를 끌게 되는 게 비난을 받을 일이냐"라고 항변했고 지난 19일 서울중앙 지방검찰청에 사재기 의혹에 대한 정식 수사를 요청하는 의뢰서를 제출했다. 또 악플러들을 모욕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 했으며 공식적인 조사를 받겠다는 뜻도 전했다.

경찰은 "문화체육관광부 담당부서, 가온 차트, 음원사이트에 '웨이 백 홈'의 불법 이용 내역 조사 및 발매 이후의 시간대별, 이용자별 상세 이용 내역의 제공을 요청한 상태"라며 "음원차트 조작, 불법 마케팅에 대한 명확한 진위 여부가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 '그날처럼'으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보컬그룹 장덕철.

이러한 음원 사재기 논란은 올해에만 벌써 3번째다. '그날처럼'으로 1위를 차지한 보컬그룹 장덕철과 '지나오다'로 정상을 차지한 닐로가 그 주인공. 특히 닐로는 그룹 '위너', '트와이스', '엑소-첸백시' 등을 꺾고 1위를 차지했기에 대중들의 의심을 더욱 커져만 갔다. 여기에 닐로와 장덕철의 소속사가 같고 이 소속사가 SNS를 바탕으로 한 바이럴 마케팅 회사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의심의 눈초리는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만 갔다.

논란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숀 사태까지 발생하자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상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신주학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회장은 "음원 사재기 논란이 계속됨에 따라 이 문제를 연합 차원에서 논의하고 공정한 음원 경쟁을 위해 관련 전문가 회의 로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숀의 1위로 인해 당장 가장 큰 타격을 받 은 것은 대형 기획사 아티스트들이다. 어떠한 지표로도 숀에게 밀릴 부분이 없지만 자동재생 구조로 인해 1위를 못하는 상황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가수 박진영은 소속사 가수인 트와이스의 순위권 이탈을 의식한 듯 자신의 SNS에 "음원순위 조작에 관한 의혹들이 제기되어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과 또 의혹을 받는 분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문 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고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하루빨리 아티스트들과 회사들이 본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인 윤종신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차트와 '톱 100' 전체재생 이 두 가지는 확실히 문제라고 본다. 많은 사람이 확고한 취향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돕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그 많은 개인 음악 취향 데이터를 갖다 바치는데 왜 내가 원하는 음악과 뮤지션 소식보다 그들이 알리고자 하는 소식과 음악을 봐야 하는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음악평론가 김작가 역시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페이스북에 음악들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있는데 그 페이지들이 사용자들을 계정을 대량 구매해서 선호도를 조작한다는 의심이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오전 1시부터 7시까지는 실시간 차트에 반영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오전 1시 이전에 집중적으로 사재기를 통해 1등을 만들어 놓고, 계속 차트에 남아있게 한 점이 의심이 간다"고 밝혀 해당 논란은 앞으로도 구체적 제도가 마련되기 전까진 가요계 고질적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